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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떠오른 것들

오랜만에 한 러닝

by 안장환 2021. 8. 2.

'몸을 움직여야겠다'.

항상 움직임으로써 살아있음을 느끼는 나 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활동량이 너무 줄었다. 줄어든 활동량은 여러 사념들을 몰고오고 그것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것들이었다. 그러한 감정들이 느껴질 때마다 나는 의식적으로 움직인다. 오늘이 그런 날 이었다.

 최근 며칠간 복수전공신청이 승인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조금 다운이 되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있는데 그것들이 불가능하다고 느껴질 때, 거절당할 때의 기분은 뭐라 설명하기 참 힘들다. 어느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아쉬워한 뒤에 그것들이 감정의 영역에서 처리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나의 본 전공은 기계공학이지만 '기계공학자' mechanical engineer 로서 살아가는 내 모습을 그릴 수 없었다. 적지않은 시간을 도피, 외면의 상태로 지낸 뒤에 내가 원하는 길을 가고,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야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대로 내버려두면 흘러갈테지만, 불만을 가질 것이 분명하다. 비록 내가 나에게 맞다고 찾은 길은 불만대신 불안을 선물해줄 지 모르지만 사람은 원래 불안한 존재라 생각하기에 그것이 나다움을 향하는 길이라 생각된다.

 학부가 거의 끝나가고 진로를 생각하게 될 때 주위 사람을 보게되고, 나이를 생각하게되고, 나라는 사람의 가치도 생각하게된다. 20대가 처음으로 겪는 가장 불안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나의 진로를 완벽한 청사진이 있는 것 처럼 그리고 싶게된다.

 넓은 트랙에서 러닝을 하다보면 내가 뛰고있지만 나아감이 느껴지지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발밑을 바라보면 바쁘게 움직이고 트랙의 선들이 바삐 스쳐감을 알아챌 수 있다. 때로는 전체를 바라보고, 때로는 무식할만큼 고개를 박을 필요도 있는 것 같다. 부분과 전체를 함께 조망하고 그 균형을 유지해나아가는 것이 지혜로움에 다가가는 길인 듯 하다.

 멀리 바라보며 나의 위치를 너무 탄식할 필요가 없다. 계속 걷고, 뛰고있다면 어디론가 향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그 발버둥이 결국 나를 생각치 못한 곳으로 옮기더라도 그 곳에는 상상하지 못한 세상이 있을 수도 있다.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했으니,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을 두려워 말고 내 몸이 굳어감을 경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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